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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갑작스레 찾아온 6월 초 어느 날, 

 

멀리 강원도로 사촌들과 백패킹을 떠난다. 

 

 

 

여러 번 가려고 하다가 

 

날씨 때문에,

 

바람 때문에,

 

다른 이유로

 

여태껏 가보지 못한 강원도 정선 두위봉으로.

 

배낭을 메고 1400 미터가 넘는 고지를 처음 올라가는 거라 나름 설레고 약간 긴장이 되기도 한다. 

 

 

 

 

 

 

 

 

 

 

단곡 계곡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빨래판 오르막길이 우리를 먼저 맞이한다. 

 

날은 덥고, 몸은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초입부터 만만치가 않다.

 

 

 

 

 

 

 

 

 

 

 

힘들고 땀이 계속 쏟아지는 와중에 강원도 숲속은 한창 파릇파릇해서 바라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빨래판 길이 끝나고 전형적인 산 속 임도가 나타나고, 등산로를 올라서서도 몇 번 임도를 만난다. 

 

등산로로 가기가 부담스럽다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중반까지 임도로 계속 가는 것도 좋을 방법일 듯하다. 

 

 

 

 

 

 

 

 

 

 

 

중간에 약수터를 만났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맛이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일행 중 한 명은 집나간 정신을 잡으러 등목까지 했다. 

 

 

 

 

 

 

 

 

 

 

약수터를 지나 한창 공사 중인 임도를 만난 이후부터가 제대로 된 고생길의 시작이다. 

 

경사진 오르막길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어 보였다.  

 

고개를 들면 한 숨만 나올 뿐이고, 뜻대로 빨리 움직이지 않는 발걸음을 조금씩 뗄 뿐이다.

 

중간에 몇 번을 쉬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결국 삼거리 능선에 도착했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끝난 건 아니었다. 

 

그래도 이전보다 좋아진 면이 있으니,

 

하늘이 보이는 능선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가끔씩 불어오고,

 

능선길 좌우로 아직도 지지 않은 철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철쭉 너머로 겹겹이 펼쳐진 산그리메가 보이기 시작하고,

 

정상이 멀지 않음을 직감하고 남은 힘을 다해 완만해진 꽃길을 걸어 올라갔다. 

 

첫 번 째 정상석이 보이고 갑자기 전망이 확 트였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과 확 트인 전망에 온 몸이 시원하다.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던 시간들이 이 전망 하나로 순식간에 머리 속에서 잊혀졌다.  

 

경치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하느라 우리 일행은 한 동안 여기서 서성였다.

 

 

 

 

 

 

 

 

다시 걸음을 재촉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 째 정상석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하룻 밤을 지낼 박지가 눈 아래 선명하게 내려다 보였다. 

 

 

 

 

 

 

 

 

 

 

 

 

 

 

박지는 봉우리 사이에 움푹하게 들어간 곳에 위치해 조망이 좋지는 않다.

 

해가 떨어지는 서쪽으로 정상 봉우리가 있어 일몰 구경하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

 

그래도 나뭇가지 사이로 남쪽, 북쪽 조망이 어느 정도 보여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일몰 구경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텐트 설치 후 허기진 배를 우선 채웠다. 

 

막걸리 한 잔 들이키며 저녁을 먹는 동안,

 

서쪽 하늘에는 해가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오묘한 하늘색에 박지는 한 동안 분위기 있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

 

 

 

 

 

 

 

 

 

 

 

 

 


 

 

 

 

별 탈없이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밝았다. 

 

근사한 운해가 펼쳐져 있을까 기대도 해보았지만, 기대했던 운해는 없고

 

우중충한 운무만 낮은 땅에 깔려 있고, 하늘에는 벌써 밝은 해가 제법 고도를 높게 잡고 있었다. 

 

 

 

 

 

 

 

 

 

 

철수를 마치고,

 

하산 길에 어제 한 동안 머물렀던 전망 좋은 곳에서 발이 저절로 멈췄다.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드넓은 풍광을 기억 속에 좀 더 저장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을 것이다.

 

 

 

 

 

 

 

 

 

 

 

 

 

 

어제 우리를 그렇게 힘들게 했던 깔딱 고개를 시원스레 내려왔다.  

 

어느 정도 내려온 이후엔 긴장감을 내려놓고

 

시원한 계곡물소리와 초여름 숲 속의 싱그러움을 만끽했다. 

 

 

 

 

 

 

 

 

 

 

 

 

영월역 근처 다슬기 해장국 집에서 맛있게 아침을 먹으면서 

 

우리 형제들의 첫 원정 백패킹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http://blog.daum.net/kony357/127

 

강원도 정선 두위봉 백패킹 (2020년 6월 초)

무더위가 갑작스레 찾아온 6월 초 어느 날, 멀리 강원도로 사촌들과 백패킹을 떠난다. 여러 번 가려고 하다가 날씨 때문에, 바람 때문에, 다른 이유로 여태껏 가보지 못한 강원도 정선 두위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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