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비예보 소식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주말마다 비예보, 지독한 미세먼지로 벌써 2번을 미룬 5월 캠핑.
큰 딸 시험 준비로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그렇다고 캠핑을 취소하기엔 너무 아쉽고.
어디를 가야 비를 덜 맞고 캠핑을 할 수 있을까?
어느 사이트를 선택해야 우중 철수 시 그나마 편하게 짐을 실을 수 있을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 예보에 캠핑장 선택을 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기상청, 윈디닷컴 등 여러 날씨 사이트를 들락날락거리다
고민 끝에 결정한 장소는 춘천 근처에 위치한 화천 숲속 야영장.
누군가 취소한 자리를 운좋게 예약했다.
화천 숲속 야영장 12번 데크.
2년 전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땐 2야영장에서 묵었었는데 이번엔 1야영장에 자리를 틀었다.
https://star-bridge.tistory.com/21
화천 숲속 야영장 - 우리가족 64번 째 캠핑 (2019년 6월 5 ~ 6일)
이번에도 설악은 캠핑을 허락하지 않았다. 6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설악산에서 캠핑을 하려고 했는데 강한 비바람이 온다 하여 취소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어린이날 즈음 설악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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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야영장에 비해 사이트 간격이 비교적 좁은 1야영장이지만,
거리두기 일환으로 좌우 사이트는 예약을 받지 않아 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이 때문에 예약하기는 더 치열하지만, 예약만 된다면 한적하게 캠핑을 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무하다시피 한 장점 중 하나.
이 곳 다른 데크 사이트와 동일하게 데크 크기가 엄청 크고,
바로 앞에 차를 댈 수 있어 우중 캠핑에 제격이 곳이다.
바람이 적은 우중 캠에는 대형 렉타 타프가 올바른 선택이다.
데크 크기가 렉타 타프보다 더 커서 살짝 놀래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타프 설치를 완료할 때까지 큰 비가 내리지 않았다.
늦은 점심으로 라면과 막걸리 한 잔.
식후경이라는 말을 몸으로 느낀다.
사방이 초록 초록하고
빗방울 소리 살짝 들리는 평화로운 캠핑장의 풍경.
어느 정도 쉬고 난 후
어김없이 산책을 나선다.
비 오는데 웬 산책이냐며 손사래를 치는 딸내미들은 놔두고.
쭉쭉 뻗은 낙엽송 사이로 위치한 사이트.
이름 그대로 숲 속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강한 곳이다.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시설도 수준급이다.
깨끗한 화장실과 개수대에 따뜻한 물도 나온다.
캠핑장 옆 도로에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가 이 캠핑장의 유일한 옥에 티였는데,
비 오는 날 산속 도로엔 차량 이동이 거의 없어 조용하기만 하다.
캠핑장 끝까지 올라가면 바리케이드가 보이고,
그 너머로 조그만 계곡을 만난다.
왼편으로 산책로가 시작된다.
계곡을 끼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평탄한 길이 끝나고 갑자기 산길로 바뀐다.
꽤나 높은 경사에 숨을 잠시 헐떡거리고 나면 이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산책로는 우리 사이트 근처인 1야영장과 2야영장 사이에서 끝난다.
길지 않지만 산책한 기분이 나게 만드는 적당한 길이의 산책로다.
그칠 듯 말 듯 계속 내리는 비.
타프를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캠핑 일과는 빠르게 흘러간다.
날씨 예보와 다르게
밤사이 비가 많이 내렸다.
소란스러운 빗소리에 여러 번 깨다 자다를 반복했다.
아침이 되어서도 강수량이 줄지 않는다.
오래 오래간만에 우중 철수를 할 때 인가 보다.
9년 째 캠핑을 다니면서
우중 철수를 여러 번 경험했다.
그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캠핑을 시작하던 2013년 그 해 여름.
용하야영장에서 3번째 캠핑을 하던 날,
일요일 오전부터 비가 많이 내려 철수할 때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보다는 수월하게 철수를 했지만,
역시 우중 철수는 수고스럽다.
그나저나 타프 말릴 일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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