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밖에 나가기만 해도 땀이 절로 나는 더운 날씨에는 집에서 에어컨 틀고 쉬는 게 최고라고 얘길 하지만,
몸은 편할지 몰라도 집에만 있으려니 감옥에 갇힌 듯 맘이 깝깝하다.
무더위에 코로나 시국이라 캠핑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
하추 자연휴양림 야영장 취소분 사이트를 보자마자 바로 예약을 하고 결제를 했다.
사이트가 많지 않아 번잡하지 않고,
각 사이트가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독립적인 들살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간만에 평일에 가는 캠핑이다.
평일 캠핑은 장점이 많다.
주말에 예약하기 참 쉽지 않은 곳인데,
그나마 평일 캠핑이라 가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주말에 대책없이 막히는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별다른 막힘없이 다녀와서 좋았다.
우리가 하루 머물 사이트는 9번 한석산.
위에 적혀있는 숫자 1119는 한석산 높이다.
재미있는 건 위 사이트로 올라갈수록 저 숫자가 올라가고
맨 마지막 15번 사이트 이름은 강원도에서 제일 높은 설악산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계단식 독립사이트 구조로 인해 편의시설로 가는 길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내려갈 때는 순식간인데,
올라올 때는 하 ~ 힘이 든다.
9번 사이트까지만 와도 숨이 찬다.
그래도 운동이라 생각하면 할 만하다.
사이트 옆 조그만 계곡에서 졸졸졸 물소리가 들리고
사방이 온통 초록 빛이다.
도시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또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그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600미터 고지에 위치해 있어도 땡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예외없이 덥다.
다행히 3시를 지나면서 데크에 조금씩 들어차기 시작한다.
데크에 그늘이 완전히 들어찰 때까지 휴양림 매표소 쪽으로 차를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경사가 급하고 거리도 제법 멀어 걸어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야영장 초입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 위해서다.
계곡물은 깨끗한 편이지만, 상류가 아니라 1급수 수질은 아닌 듯 하다.
최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탓에 수량이 줄어서인지 깨끗한 느낌이 덜하고 물도 차갑지가 않다.
그런데 물이 차갑지 않은 것이 애들에게는 물놀이하기 좋은 조건이다.
다른 사람들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신나게 즐겼던 물놀이.
샤워장 이용이 부담스러워 간단히 몸만 헹구고 다시 사이트로 복귀를 했다.
해가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면서 이제 사이트는 그늘로 가득하다.
지대가 높아 조그만 선풍기로도 시원한 이 곳.
선선함을 느꼈는지 안지기가 갑자기 산책을 하자고 한다.
가만히 있으면 선선하지만 산책을 하면 더울 텐데...
마지못해 따라나선다.
15번 설악산 사이트까지 갔다가,
화장실 근처에서 시작되는 데크계단도 올라가 본다.
역시나 오르막길이라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우리 사이트로 복귀하고 선선한 날씨에 몸은 금세 식어버렸다.
열대야 없이 시원한 밤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산속에서 느끼는 이 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어찌 에어컨 바람에 비교할 수 있으랴.
비록 하룻밤 지내고 오는 짧은 캠핑이었지만,
사람 마주치기 부담스러운 시기에 독립적인 사이트가 참 마음에 들었고,
물놀이도 즐기고,
열대야 없이 쾌적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러운 캠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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