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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재작년 여름 휴가에는 지리산 내원 야영장에서 캠핑을 했었는데 올해는 덕유대 야영장을 선택했다.

 

캠퍼들에게 워낙 유명한 곳이라 한 번 가고 싶었는데 경기도에서는 제법 멀어 못가고 있다가 

 

시골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이라 여름 휴가 기간에 처음으로 방문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머물 사이트는 2영지 78번.

 

배치도 상으로 가장 외진 곳으로 보여 선택했는데 예상대로 독립적인 사이트다.

 

경사진 길에 차를 세우고 짐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곳이다.

 

한 여름 짐을 옮기고 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지만 해발 700 미터에 위치하는 이곳에선 땀을 많이 흘릴 필요가 없다.

 

 

 

수고를 한 대신 숲속 그늘과 한적함은 우리 차지다.

 

큰 키를 자랑하는 참나무, 소나무가 한여름 더위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는 듯 사방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고, 

 

가끔  숲 사이 빈 틈을 헤집고 햇살이 들어오지만 얇은 실타프로도 충분히 가릴 수 있을 정도이다.

 

 

 

 

 

 

 



 

음식을 손수 만들어 먹는 것도 캠핑의 매력 중 하나.

 

집에 있었다면 그냥 평범한 식사로 지나쳤겠지만 이곳에선 평범함이 특별함으로 바뀐다.

 

애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미리 준비해온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수제비를 만든다. 

 

밀가루 반죽을 물컵으로 밀어내는 애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 눈에 잘 들어온다. 

 

 

한 조각 완성될 때마다 그 모양이 제 각각이다.

 

저마다의 모양과 두께로 된 수제비 피는 입안에 들어올 때마다 씹히는 맛이 다르다.

 

얇은 피는 혓바닥 위로 착 감기는 맛이 있고, 조금 두꺼운 피는 어금니로 깨물 때 나는 쫄깃한 느낌이 좋다.

 

그 재미에 먹다보면 어느새 그릇 안 수제비는 바닥이 나고

 

아직 많이 남은 그릇이 있는지 옆 사람 눈치를 볼 만큼 맛나는 수제비다.

 

 

 

 

 

 

 




 

 

 

 

사이트 설치가 끝나고 점심도 해결한 후 우리는 망설임없이 시원한 계곡으로 향한다.


78번 사이트는 다른 사이트를 가로질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79번 앞을 지나 77번 사이트를 지나가야 하는데 

 

배치도와 다르게 77-1, 77-2로 나눠져 있는데 77-2번 사이트를 가로질러가야 한다.

 

두 사이트 중 하나를 없애고 78번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 주면 좋을 듯 하다. 

 

 


아무튼 그 사이트를 가로 질러 5분 정도 걸어내려 가면 계곡이 나온다.

 

가까운 거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나마 2영지가 계곡과 가까운 편이다. 

 

월하탄 상단 다리 쪽에 물놀이할 만한 공간이 나오고,

 

좀 더 내려가면 7영지 옆으로 좀 더 넓고 깊은 물놀이 장소가 있다. 

 

 

 

 

 

 

 

 

 

 

 

 

월하탄 상단 쪽 계곡으로 들어가자 냉동 창고에 들어선 것 같이 서늘한 기운이 확 덥친다. 

 

물살이 센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 찌릿 통증이 살짝 올라온다.

 

시간이 지나 조금 적응이 되지만 여전히 차가운 계곡물.

 

발만 담궈도 시원한데 애들은 그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들어가 물놀이를 시작한다.

 

 

 

 

 

 

 

 

 

 

 

 

 

 

 

 

물이 차가워 물놀이를 오래할 상황이 아니라서 잠시 몸을 덥힐 겸 7영지 쪽 계곡으로 가보기로 한다. 

 

물놀이 하기에 더 좋은 장소인데 차디찬 물에 식어버린 몸을 다시 담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첫날 물놀이는 짦게 끝나버리고 만다.

 

 

 

 

 

 

 

 

 

 

 

 

 


 

 

 

 

 

 

 

 

 

선선했던 첫날 밤이 지나고 숲 속 사이로 들어오는 포근한 햇살로 다음 날 아침을 시작한다. 

 

숲 속 한가운데서 더위 걱정없이 하룻 밤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개운하다. 

 

숲에 들어오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창의력이 늘어난다고 숲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길 하는데 맞는 말인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가족은 자연 속에 푹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는 캠핑장을 좋아한다.

 

닷돈재 F 사이트, 국립 자연휴양림 데크, 잣나무 숲속 사이트 등이 그 예인데,

 

이 곳 덕유대 야영장도 빼곡히 들어찬 나무숲이 일품이다.

 

해발 700미터에 위치하고 숲이 만들어내는 그늘로 뒤덮힌 이곳은 극성수기 여름에 오면 만족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덕유대 야영장에는 우리 가족, 아니 부부가 좋아하는 한 가지가 더 있다. 

 

구천동 계곡을 따라 나있는 산책로가 바로 그것이다.

 

야영장에서 출발해 백련사까지 왕복 3~4시간 소요되는 훌륭한 산책 코스가 있어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덕유산 산세를 구경하며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산책이라면 "싫어"라는 말부터 꺼내고 보는 애들.

 

아침을 먹고 겨우 꼬득여서 구월담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산책로 초입에서 다람쥐가 나타나 우리의 산책을 축하해 주고, 계곡을 따라 나있는 자연관찰로로 들어선다.

 

 

 

 

 

 

 

 

 

 

 

 

 

 

 

 

 

 

 

걷기 좋은 평탄한 산책로.

 

나무 그늘로 뒤덮여 땡볕에 노출되지 않고도 걷을 수 있는 길.

 

시원한 계곡물 소리가 쉴새없이 들려오며, 지루할 만 하면 나타나는 인월담, 비파담, 구월담 등의 폭포와 소.

 

 

 

 

 

 

 

 

 

 

 

 

 

 

 

 

 

 

 

 

힐링하기 최적의 산책로이건만 애들은 아름다운 풍경에 관심이 없다.

 

 

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가다시피 가는 산책이 즐거울 수가 없다.

 

 

첫 째가 시작부터 맨 뒤로 뒤쳐지더니 이제 그만 돌아가자, 언제까지 갈꺼냐고 투덜대며 엄마, 아빠의 힐링을 방해한다. 

 

 

풍부한 수량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바위 위로 내려꽂으면서 만들어내는 물소리에 묻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첫 째의 요청으로 중간 지점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양말을 벗고 뜨거워진 발을 계곡물에 식히기도 하고 조릿대 잎으로 배를 만들어 물에 띄우는 놀이도 해본다.

 

목적지가 다가와서인지 잠시 휴식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어느새 첫 째의 투덜거림이 사라져 있었다.

 

 

 

 

 

 

 

 

 

 

 

 

 

 

 

 

 

 

 

드디어 애초 목적지로 잡았던 구월담에 도착했다.

 

첫 째의 심리상태가 정상으로 되돌아왔고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만 하면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복귀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둘 째가 다리가 아프다, 업어달라 찡얼대기 시작한다.

 

이 녀석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번갈아 가며 엄마, 아빠를 힘들게 만든다.

 

몇 년이 지나 애들이 엄마 키 정도로 자라게 되면 즐겁게 같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체력과 마음가짐을 가지겠지 하고 바래본다.

 

 

 

 

 

 

 

 

 

 

 

 



 

 

 

2시간 정도의 힘겨운 산책이 드디어 마무리되고, 이제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차례다.

 

산책으로 더워진 몸을 망설임없이 월하탄 윗쪽 계곡물에 풍덩 담근다.

 

어제보다 덜 차가워진 계곡물 덕분에 올 여름 처음으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산책 가기 싫어 투덜대고 더 이상 못가겠다고 칭얼댈 땐 왠수가 따로 없더니

 

신나게 물놀이하는 애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엄마, 아빠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걸려있다.

 

미웠던 마음이 어느새 계곡물에 씻겨 내려갔나 보다. 이게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인가 보다.

 

 

 

 

 

 

 

 

 

 

 

 

 

덕유대 야영장을 떠나야 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그리고 얼마 후 띠링, 띵~ 온 가족에게 온 폭염주의보 문자.  

 

키다리 나무들로 에워싼 이 곳에선 의미가 없는 문자지만, 이 곳을 내려오는 순간부터 현실로 닥쳐올 것이 분명하다.

 

 

 

 

 

 

 

 

 

 

 

 

 

 

수 많은 나뭇잎 사이를 헤치고 온 햇살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춤을 춘다.

 

그 춤추는 모습이 실타프 위에 실시간으로 중계가 되고,

 

자연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새로 발견한 듯 신기하게 한 동안 쳐다보았다.

 

 

 

 

 

 

 

 

 

 

 

 

 

 

 

퇴실 시간 즈음까지 숲이 만들어 주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가끔씩 바람이 실고 오는 시원한 기운을 온 몸을 받아들이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벌레 소리를 좋아하는 음악처럼 느끼고

 

녹색 숲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하다 퇴실 시간에 맞춰 마지못해 아영장을 떠났다.

 

 

 


 

 

 

 

 

 

 

 

 

 

 

 

 

평소에 오기 힘든 곳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 근처 무주리조트에서 케이블카(곤돌라)를 타기로 한다.

 

요금이 비싼 느낌이 많이 들지만, 한 여름에 땀을 덜 흘리고 별다른 고생없이 덕유산 정상까지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

 

홍콩에서 케이블카를 탄 이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케이블카는 타는 애들도 마냥 신나해 한다.

 

 

 

 

 

 

 

 

 

 

 

 

 

 

 

문명의 이기는 단숨에 우리를 해발 1500미터 설천봉으로 데려다 주었다.

 

케이블카에 나오자 마자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맞아주고 사방으로 확트인 경치가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뭉개구름이 눈 앞에 펼쳐지고

 

이름도 알 수 없는 수 많은 산 봉우리가 겹겹히 놓여 만들어내는 산그리메가 멀리까지 펼쳐져 있다.

 

확실히 윗 쪽 세상은 낮은 땅과는 공기도 다르고 경치도 다르다.

 

 

 

 

 

 

 

 

 

 

 

 

 

 

 

설천봉에서 정상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에는 데크가 놓여져 있어 걷기가 편하다.

 

데크 옆으로는 여름에 피는 야생화들이 여기 저기 피어있어 올라가는 길을 심심치 않게 만들어 준다. 

 

경사가 있어 힘이 들 때도 있지만 20분 정도 올라가면 이내 정상에 도착한다.

 

 

 

 

 

 

 

 

 

 

 

 

 

쉽게 올라왔지만 그래도 해발 1,614미터 향적봉 정상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사

 

방으로 확 트인 경치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 참을 정상에서 서성댔다.

 

겨울이면 눈꽃 구경에 더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곳이지만,

 

겨울이 아니더라도 저 멀리 지리산, 가야산, 대둔산까지 조망되는 이 곳 경치는 언제 와도 탁 트인 눈맛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겨울에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 아직 가보지 못한 덕유산 능선.

 

이 번에도 눈으로만 보고 돌아서지만 조만간 두 발로 밟아보리라 다짐을 하며 다시 설천봉으로 내려섰고,

 

설천봉에서 평소에는 구경하기 힘든 고지대 풍경을 충분히 눈에 익힌 후 케이블카를 타고 아래 세상으로 다시 내려왔다.

 

 

 

 

 

 

 

 

 

 

 

[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http://blog.daum.net/kony357/110

 

덕유대 야영장 - 우리가족 66번 째 캠핑 (2019년 7월 30일 ~ 8월 1일)

작년과 재작년 여름 휴가에는 지리산 내원 야영장에서 캠핑을 했었는데 올해는 덕유대 야영장을 선택했다. 캠퍼들에게 워낙 유명한 곳이라 한 번 가고 싶었는데 경기도에서는 제법 멀어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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